티스토리 뷰

반응형

[백수의 첫 책 쓰기 프로젝트]

 

건강염려증

 

 

나의 책 쓰기 규칙

 


 

책 - 목차로 이동

(꼭지글)  2. 고통|② 건강 염려증 -6

(문제해결 1)

그러면서 불안장애에 대처하는 나름의 대처방안도 마련했다.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을 다룬 다양한 책을 읽어보았는데, 내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런 종류의 책은 오히려 내게 걱정만 안겨다 주었다. 불안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알수록 이상하게도 불안은 더욱 자주 나타났다. 무엇보다 불안을 다루는 책을 읽는 행위는, 피하고 싶었던 불안을 오히려 더 자주 대면하게 만들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그런 책을 읽었다면 분명히 불안에 대처하는 자세를 배우는 데 많은 도움을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 종류의 책을 읽는 행위는 가시덤불을 지나는 것과 같았다. 가시덤불 너머에 약초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가시에 찔리는 고통을 견뎌낼 수 없었다. 그런 이유로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 일을 포기했다. 그렇다고 약의 도움을 받을 생각도 없었다. 나는 소통과 글쓰기로 불안 장애를 이겨냈다. 

 

 

나는 불안 증세가 나타날 때마다 타인에게 기대 보기로 했다. 보통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와의 통화가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친구에게 나의 증상을 말하고 나면 이상하게도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친구는 그저 들어주기만 했는데,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다고 늘 친구에게 전화를 걸 수는 없었다. 불안은 늦은 밤이나 새벽에도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그럴 때는 글을 썼다. 나는 나의 증상과 상태, 그 순간의 느낌을 글로 써서 사람들이 보는 커뮤니티 공간에 올렸다. 불안장애 혹은 공황장애, 역류성 식도염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이용했다. 글을 올리면 댓글이 달렸는데 그게 큰 위안이 되었다.

 

 

블로그에도 글을 써서 올렸다. 블로그는 불특정 다수가 찾아오는 공간이다. 그들 모두가 나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지는 않겠지만, 단지 글을 써서 그들에게 알렸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도 두려움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단지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불안을 잠재울 수 있었다. 나는 불안이 찾아오거나 공황 발작이 시작되려고 할 때, 글을 썼다. 그러면 공포의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더욱 빨리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1년을 살았다. 처절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겨냈다. 어느 순간부터는 3개월에 한 번 정도 공황이 찾아오더니, 이후에는 거의 불안을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새로운 과제 1)

그렇게 좋은 결말로(해피엔딩으로)¹ 끝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불안이 지나간 자리에는 흔적이 남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건강에 집착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건강 염려증이 생긴 것이다. 건강 염려증은 특정 질병 증상에 근거하여 자신에게 질병이 발생했다고 믿고 이에 집착하며 불안해하는 심리적 장애다. 사소한 신체 감각이나 변화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데, 나는 이것을 '상상의 병'을 만드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건강 염려증은 끝없이 상상으로 병을 만들어 낸다. 게다가 그렇게 만들어낸 상상은 진짜로 그 증상을 동반한다. 무엇보다 진짜 문제가 아니라 가짜 문제라는 판단이 서도 쉽게 벗어날 수가 없다. 상상의 병인줄 알면서도 통증에 그대로 노출된다. 그리고 아픈 증세는 그대로 스트레스를 일으켜 염증을 일으킨다. 상상이 진짜 병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 계속 -


 

memo

1. 좋은 결말 vs 해피엔딩 // 어떻게 쓰는 게 더 좋을까? 퇴고 때 고민해 보자.

 

 

 

생각하고 자료 찾고 글 쓴 시간 : 80분
글자 수 : 공백 제외 1,242자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