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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첫 책 쓰기 프로젝트]

 

건강염려증

 

 

나의 책 쓰기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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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글)  2. 고통|② 건강 염려증 -4

(문제발생 2)

하지만 고통은 점점 더 심해져 갔다. 나는 가슴 통증과 답답함, 호흡 곤란에 끝없이 시달렸다. 그리고 그에 따른 불안이 내 일상을 마비시켰다. 나는 밤이 되면 두려움에 벌벌 떨 정도였다. 나는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을 뿌리 뽑기 위해서 약 1년 동안 커피를 끊었다. 술도 끊었다. 야식을 먹는 습관도 없앴고, 잠자기 3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혹시 먹게 되더라도 3시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절대로 눕지 않았다. 친구들과 여름 여행을 놀러 가서 늦은 시간까지 음식을 먹은 후, 앉은 상태로 잠을 청했던 것이 기억난다. 친구들은 내게 지독한 놈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겪은 고통에 비하면 별로 힘들지도 않은 노력이었다.

 

 

증상이 시작된 지 2개월 정도가 되던 어느 날. 나는 집에 혼자 있었다. 집에는 피자가 있었다. 그동안 피자같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피자 한 조각 정도는 괜찮지 않아? 그 정도는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피자 한 조각을 먹자마자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통증이 시작되자 불안해졌다. 식도염에 따른 통증이라는 사실을 쉽게 인정할 수가 없었다. 심장 통증일지도 모를 일이잖아? 운동을 통해 불안을 잠재우고 싶었다. 나는 푸시업을 좀 했다. 실수였다.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통증이 커지자 걷잡을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숨쉬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소파에 앉아서 가슴을 두드렸다.

 

 

"엄마. 무서워."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갑자기 팔다리가 저려왔다. 뭔가 이상했다. 나는 침대로 가서 누웠다. 잠을 좀 자면 이 공포스러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행동은 더 커다란 실수였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온몸에 마비가 오기 시작했다. 발끝과 손끝에서부터 시작하여, 심장을 향해 몸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죽는다. 진짜 죽을 것 같다. 나는 공포에 질려 휴대폰을 켰다. 마비로 손가락이 주먹 쥐듯 말려있었다. 다행히 검지 손가락 하나가 펴져 있었다. 나는 검지로 119를 눌렀다.

 

 

"00동, 00아파트, X01호!! 00동, 00아파트, X01호!!"

 

 

나는 소방공무원이 전화를 받자마자 집 주소를 반복해서 외쳤다. 그리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 그런데 정신줄을 놓을 수 없었다. 집에 문이 잠겨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구조대원이 들어올 수 없지 않은가? 나는 문으로 기어갔다. 기어가는 길은 상당히 멀었다. 그리고 문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마비가 풀려있었다. 나는 밖으로 나가서 구급차를 기다렸다. 급하게 달려온 구급차는 길에 서 있는 나를 보고 의아해했다. 가는 길에 구급대원에게 증상을 설명했다. 응급실에 도착하여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나는 링거를 맞고 귀가했다. 나는 그날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엄마 옆에서 잠을 잤다. 쉽게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몸의 떨림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 계속 -


 

 

 

 

생각하고 자료 찾고 글 쓴 시간 : 60분
글자 수 : 공백 제외 1,107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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