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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살 나는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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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장  |  ② 34살, 나는 퇴사했다 -2

두 번째로는 겁이 났다. 다양한 이유로 두려웠다. 우선, 회사에 퇴사를 통보하는 일이 무서웠다. 동고동락했던 회사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나를 회사에 받아준 사장님께 배신감을 안겨주게 될까 봐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집에 말하는 것도 두려웠다. 부모님을 실망시키는 게 아닐까 두려웠다.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타인을 의식하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미움받기 싫었다. 

 

 

또한 퇴사를 하게 되면, 앞으로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될 것 같아서 두려웠다. 직장을 다닐 때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 사람이 백수가 된다면 어떻겠는가? 과연 마흔 살이(현재 40살인데 여전히 미혼이다) 되기 전에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평생 결혼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나는 그런 걱정과 의심으로 퇴사를 계속해서 미뤘다. 그러던 어느 날 책을 읽다가 결정적인 문구를 발견하게 되었다. 

 

 

서행차선을 벗어나 부와 자유를 빠르게 얻고 싶다면, 당장 직업을 버려야 한다. 다시 말하겠다. 그 망할 직업을 버려라. 

 

 

 

엠제이 드마코는 『부의 추월차선』에서 부와 자유를 얻고 싶다면, 당장 직업을 버리라고 말했다. 그리고 강조해서 한 번 더 이야기한다. '그 망할 직업을 버려라!' 이 말을 듣는 순간 내 속에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보았던 영화가 마음을 더 크게 요동치게 만들었다. 영화의 제목은 『마지막 황제』다.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데, 이 영화에서 황제는 단 한 번도 궁궐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었다. 궁궐 안에서만 천하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는 자금성 안에서는 황제였지만, 밖에서는 단지 한 명의 꼬마로 여겨질 뿐이었다.

 

 

궁궐을 회사에 대입해 보았다. 나의 경우, 회사에서는 인정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회사를 나가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나를 평생 책임져주지 않는다. 회사는 나를 쓰고 버리는 부품 정도로 생각한다. 그래서 정년이 있겠지. 물론 회사를 다니면서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나이 들어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한다면, 젊을 적에 해보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경험하는 실패와 성공이 보다 더 오랫동안 나를 책임져주리라고 믿었다. 예로 20살에 얻은 경험은 앞으로 60년 이상 써먹을 수 있지만, 60살에 얻은 경험은 그렇지 못하다.

 


창문으로만 바깥세상을 바라보긴 싫었다. 밖으로 나가서 진정 그 세상을 느껴보고 싶었다. 어차피 키워야 하고 키우고 싶은 나무라면, 내일로 미룰 것이 아니라 오늘부터 물을 줘야 한다. 꾸준히 물을 주면 나무는 어떻게든 자라나고 결국에는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해 보지 않으면 후회가 남을 뿐이고, 해 보면 경험이 남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퇴사를 결정했다.

 

 

 

- 계속 -

 

 

생각하고 기존에 쓴 메모를 찾아본 시간 - 5분
글 쓴 시간 -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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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물 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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