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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첫 책 쓰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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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글) 4. 느낌|③ 여행이 주는 즐거움 그리고 깨달음 -3
(전개 a)
기차가 천안에 도착하고 우리가 처음으로 걸어서 이동한 곳은 <천안중앙시장>이었다. 덩치 큰 남자는 시장에 가서 음식을 먹고 싶다고 했다. 그 도시의 음식 맛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라나 뭐라나. 시장으로 가는 길에 만난 건물들은 하나같이 다 허름해 보였다. 울산에서는 쉽게 만나 볼 수 없는 폐건물도 있었다. 우리는 건물들을 바라보면 이 도시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대충 예상해 볼 수 있었다. 물론 한 부분만 보고 도시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의 기차역 주변에서 이런 폐건물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시장에 도착했을 때, 오른쪽 발바닥이 따끔거렸다. 여행 전부터 가시가 찔린 듯 발바닥 중앙에 통증이 있었는데, 무거운 가방을 메고 걸었더니 얼마 가지도 못해 통증이 찾아온 것이다. 최소한의 소지품만으로 꾸린 배낭이었지만 제법 무거웠다. 아마도 그런 점 때문에 평상시보다 발에 무리가 더 빨리 온 듯했다. 나는 덩치 큰 남자에게 그런 사실을 말하지는 않았다. 첫날부터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걸었다. 시장을 이곳저곳 걸어 다니며 무엇을 파는지 구경했다. 걷다 보니 도넛을 보게 되었다. 두 개 사서 하나씩 맛보았다. 제법 맛있었다. 이후 우리는 칼국수집에 들러 칼국수를 먹었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맛집을 찾아 음식을 맛보고 싶었으나, 결국 그 가게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다가 이르게 된 것이 칼국수집이었다. 소문난 맛집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맛있었다. 가격도 저렴했다. 칼국수를 먹으며 가게 점원의 말투를 듣게 되었는데, 충청도 사투리는 경상도와 확실히 달랐다. 말하는 속도가 조금 느리게 느껴졌다. 말의 끝음 처리도 달랐다. '어서 오세유~', '안녕히 가세유~' 인사말을 듣고 있자니 구수한 느낌이 들었다. 경상도와 다르게 말투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충청도 사투리를 듣고 있으니, 여행하는 느낌 들기 시작했다. 기분이 좋아졌다.
(전개 b)
식사를 마친 이후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독립기념관>에 들렀다. 그곳을 한참 동안 돌아다니다가 아산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통해 아산으로 이동했는데, 이왕이면 번화가 주변에 숙소를 잡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여행의 꽃은 술(?)이니깐! 우리는 지하철역을 나와서 번화가를 찾아 걸었다. 역에서 멀어지자 어둡고 침울해 보이는 건물만 보이기 시작했다. 과연 번화가가 있기는 한 걸까? 주변은 점점 깜깜해지기만 했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던 덩치 큰 남자는 지나가는 젊은 커플에게 주위에 번화가가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들은 고등학생이었던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도 잘 모른다고 말하며 떠나갔다. 그러던 중에 3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커플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왠지 번화가로 향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덩치 큰 남자에게 그들을 따라가자고 말했다.
번화가는 보통 터미널 주변에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지역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지역에 갈 때면 번화가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번화가가 과연 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주변이 발전되어 있지 못하다. 그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야 쉽게 찾아갈 수 있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인적이 드문 건물 사이로 걸을 생각을 하지는 못한다. 이내 발을 돌리기 마련이다. 나는 구글 지도 앱을 켜고, <역전할머니맥주>를 검색해 보았다. 역전할머니맥주가 있다면 번화가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지도 앱 위치를 보니 우리는 역전할머니맥주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30대 커플은 분명히 번화가로 향하고 있었다. 인적이 드물어 의심이 되기도 했지만, 이곳만 통과하면 번화가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추측은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우리는 30대 커플을 따라 결국에는 번화가에 도착하게 되었다. 어두웠던 길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술집이 일렬로 길게 주욱 서 있었다.
"갑자기 이렇게 달라진다고? 완전히 다른 세상인데?"
- 계속 -
생각하고 자료 찾고 글 쓴 시간 : 55분
글자 수 : 공백 제외 1,428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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