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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30대 후반이 되어서까지 독립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기생하여 살고 있다'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나에겐 누나가 있다. 누나는 적당한 시기에 결혼을 하여 집을 나갔다.
그게 벌써 11년 전이다. 이후로는 누나의 방과 내 방을 모두 나의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나는 침실이 되었고 또 하나는 공부방 혹은 서재가 되었다.


공부방은 현재 나의 일터다.
돈도 제대로 벌지 못하고 있지만 일터라고 말하고 싶다.
잠재적으로 돈을 벌고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아직은 티핑 포인트에 들어서려면 한참 먼 것 같지만 나는 곧 들어서게 될 거라고 믿는다.


<2>
이 나이가 되어서도 부모님 집에 기생하고 있으니 잔소리는 감안해야 한다.
잔소리를 집세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나에겐 예전부터 강력한 무기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는 전략'이다.
예전에 회사에서도 잘 써먹었던 기술인데 요즘은 좀 무뎌졌나 보다.
이제는 완벽히 흘려보내지 못한다.
10개가 들어오면 한두 개는 마음속에 남는다.
감정의 균열이 오기 전에 티핑 포인트가 먼저 찾아올 수 있기를 빌고 빌어본다.

백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필작어세
(必作於細)

큰일은 미세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좋은 의미의 시작이 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나쁜 의미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모래 알갱이 하나를 먹는다고 몸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그게 쌓이고 쌓이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백수로 살고 있다면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내 맘 점검을 통해 스스로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작은 문제를 등한시하면 문제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문제가 커지면 결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

건강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사람은 큰 병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반면 건강 검진을 받지 않는 사람은 큰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정신 상태도 마찬가지다. 마음 상태를 항상 확인한다면 큰 문제에 들어서지 않는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기 쓰기라고 생각한다.
머릿속에 든 생각을 글로 쓰다 보면 내가 어떤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일단 알게 되면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게 된다.

​그러니 백수라면 일기를 쓰는 편이 좋다.
'나는 강하니깐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근거 있는 자신감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것은 자만이다.
큰 문제는 언제나 작은 균열에서 시작된다.

백수라면 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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