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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그 자체로 만족
존재 그 자체로 소중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던 것은 스스로가 만들어낸 허세였다. 백수 생활 초기에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넉넉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모임에 참여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났고, 운동을 배우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했다. 기존에 알고 있었지만 별로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과도 만났다.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뭔가 있어 보이는 척을 했다. 나의 상황을 최대한 꾸며서 장황하게 이야기했다. 스스로를 '1인 기업가'라고 칭하면서 거창하게 설계한 계획과 목표를 떠들어댔다. 어디서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이 흘러나왔는지는 모르겠다. 당시의 나는 목표한 바를 이미 이룬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물론, 정말로 그런 확고한 자신감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허세는 점점 더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불안한 마음이 자라났다. 두려움도 밀려왔다.

 

 

실상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진짜 목표는 사실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니었다. 나는 멋진 꿈을 이루어 큰돈을 벌겠다고 사람들에게 떠벌였지만, 지긋이 내 속을 들여다보니 진짜 내 목표는 단지 '놀고먹으면서 적당히 버는 것'이었다. 

 

 

타인이 보기에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목표였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기 싫었다. 별 볼일 없는 나의 야망을 보여주기 싫었다. 당찬 거인의 모습으로 비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자연스럽지 못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과 같았다. 스스로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흡사 광대의 모습과 같지 않았을까? 당시에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나는 내가 나일 때 가장 자연스럽다는 걸 몰랐다.

 

  

"나부터 먼저 스스로를 존중해야 타인도 나를 좋게 보지 않을까?"

 

 

백수 2년 차가 되었을 때, 허세를 내려놓았다. 더 이상은 있어 보이는 척하지 않기로 했다. 부족한 부분도 소중한 내 모습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당당히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과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이전에, 자기 계발 모임을 만든 적이 있었다. 나는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백수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놀고먹으며 살고 싶어요."

 

 

나는 현재의 내 모습을 가감 없이 그대로 말했고, 앞으로 내가 추구하는 바를 솔직히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허접한 실체를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웠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창피하지 않았다. 마음이 편했다.

 

 

당시에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있었다. 책에서는 상대의 생각은 그저 타인의 과제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기꺼이 상대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발휘하라고 한다. 나는 그 조언에 따라, 기꺼이 미움받기로 했다. 더 이상은 상대의 생각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허세를 덜어내자 오히려 당당해졌다. 떳떳함은 발전의 개기가 되었다. 부족함을 인정하자, 배우고 성장하기 위한 저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할 수 있게 되자, 자존감이 상승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스스로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나라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존재였다. 

 

 

"아! 나는 나라는 존재 그 자체로 소중하구나!"

 

 

세상에는 다양한 색깔이 존재한다. 흑과 백만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다. 우리는 빨간색일 수도 있고, 파란색일 수도 있다. 흐리한 주황색일 수도 있고, 누르스레한 색일 수도 있다. 꼭 좋은 직장에 다니고, 공부를 잘한다고 하여 괜찮은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성과와 상관없이 이미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이다. 우리는 단 하나의 유일무이한 보석이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색상을 가진 존귀한 존재이다.

 

 

"나는 유일무이하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이다."

 

 

나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더 이상은 스스로를 쇠창살에 가두고 채찍질하지 않기로 했다. 특정한 틀에 나를 가두고 끼워 맞추려고 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때리면 아프니깐."

 

 

나는 오늘도 스스로를 안아주려고 노력한다.

 

 

괜찮아.
잘했어!
넌 멋져~
너는 최고야.
넌 아름다워.
넌 사랑스러워~
너는 참 좋은 사람이야.

 

 

 

맞다. 그게 나다. 그게 우리다. 우리는 단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랑받아 마땅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스스로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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