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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첫 책 쓰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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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글) 4. 느낌|④ 등산 그래 등산, 피톤치드여 내게로! -4
(전개 c)
나 또한 등산이 심신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심리적인 문제로 고통스러울 때 큰 도움이 되었다. 마음이 괴로우면 몸을 괴롭히라는 말이 있다. 가파른 절벽을 오르면서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사람은 없다. 딴생각을 하다가 발을 잘못 디디는 순간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등산이 암벽 타기처럼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산을 오르는 일 또한 상당히 고단하다. 나는 그렇게라도 몸을 괴롭혀서 정신적인 문제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등산이 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몸을 괴롭히는 과정에서 몰입을 경험하는 동시에 심적 고통을 잊게 되었고, 등산으로 세로토닌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어 불안도 줄었다. 숲 속에 가득한 나무 냄새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었다.
시각적인 면도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사시사철 달라지는 산속의 풍경은 각각 그 맛이 달랐다. 추운 겨울 가지만 남은 앙상한 나무는 삭막하기는 했으나 그 쓸쓸함 속에 분명한 희망이 있었다. 봄이 되면 그 희망은 싹을 틔우고 귀여운 모습을 드러낸다. 거친 가지에 쪼맨하게 자라난 새싹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미소가 저절로 피어난다. 그 모습이 얼마나 대견하고 반가운지 모른다.
여름이 되면 나무가 풍성해진다. 산을 걷다가 가끔씩 위를 바라다보는데, 초록색 나뭇잎 사이로 스미듯 새어 나오는 햇빛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한껏 고양된다. 빛줄기 중에 하나가 눈동자에 들어오면 눈이 부셔 손을 들어 손바닥으로 막아 본다. 그리고 내려오는 빛을 마치 잡기라도 하듯이 손을 움켜쥐어 본다. 가끔은 미친 척하고 "흐어업!" 같은 기합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판타지 소설 속의 용사라도 된듯한 기분이다. 그러고 나면 이상하게도 온몸에 활력이 돋고, 충만한 기운이 돈다.
가을은 잎이 떨어지는 계절이다. 잎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다. 애써 자라난 잎이 수명을 다하고 떨어지는 것 같아 슬프기도 하지만,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는 건 그리 쓸쓸한 풍경이 아니다. 오히려 굉장히 멋지다. 고상하고 우아하다. 나는 바람결에 흩날리는 낙엽을 맞는 것이 좋고, 떨어진 낙엽 소리에 이따금 취한다. 그 풍경은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그리고 또다시 겨울이 온다. 산을 덮은 하얀 눈을 본 적이 있는가? 설산을 마주하고 있으면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눈이 녹으면 또다시 봄이 온다. 사계절 변모하는 이 아름다운 산을 보면서 어찌 걱정이나 두려움에 묶여만 있을 수 있겠는가? 산을 오리는 건 여러모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 계속 -
생각하고 자료 찾고 글 쓴 시간 : 70분
글자 수 : 공백 제외 95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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