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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첫 책 쓰기 프로젝트]

 

나도 수영할 수 있다

 

 

나의 책 쓰기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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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글)  4. 느낌|① 나도 수영할 수 있다 -5

(전개 d)

수영장 회식은 수영을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

"다음 주 수요일에 회식합니다."

 

 

어느 날이었다. 수영 수업을 마친 후 손을 잡고 파이팅을 외치기 전. 나이가 지긋한 여성 회원분이 회식을 통보했다.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과 회식이라니 좀 낯설기도 했으나 나로서는 굳이 뺄 이유가 없었다. 백수는 남는 게 시간이었다. 그동안 회사를 다니며 모아둔 돈도 있었기에 회식 참여비가 전혀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준우 씨도 참여할 거죠?"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분이 다가와서 내게 참여 의사를 물었다. 나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수영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회식을 한다니 왠지 기대되었다.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회식 날. 수영을 마치고 사람들과 로비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살짝 긴장이 되었다. 수영장 밖에서 같은 반 회원들을 보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보다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로비로 향했다. 그런데 로비에는 같은 반 아저씨(50대 후반 남성) 한 분만 앉아 있을 뿐이었다. 한참 동안 앉아 있으니 여성분들이 한 명씩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다. 우리 반 사람인가? 수모를 벗고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다. 몇몇 분을 제외하고는 단박에 알아볼 수가 없었다.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는 듯했다. 밖에서 보니 수영장에서 추측했던 나이대와 차이가 있어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나보다 젊은 사람이었나?' 혹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남자들과 다르게 수모를 벗은 여성분들의 헤어 스타일은 다양했다. 상상했던 바를 완전히 벗어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전혀 새로운 사람들을 보는 듯했다. 행동을 관찰하고 목소리를 들으며 누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로비에서 새로운 만남 아닌 새로운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수영장 회원들을 밖에서 만나면 수영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달랐다. 수영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대화가 더 많이 오갔다. 나이와 이름은 무엇이며, 직업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물음, 결혼 유무와 연애를 하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 그리고 30대 후반에서 40대 여성들은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대화가 주로 오갔다. 듣고 있자니 4살 이하의 아기를 키우는 여성분들은 없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기가 있다면 수영을 배울 시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오후 회식이다 보니, 식당에서 밥을 먹은 이후에는 카페로 향했다. 여성들은 쉬지도 않고 수다를 떨었다. 나는 거의 듣기만 했는데, 이야기를 듣고만 있는 것도 제법 재미가 있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한 번은 20대의 젊은 여성분이 회식 자리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둘이 잘해보라는 아주머니의 장난스러운 말에 낯 뜨거워지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여성분에게 미안했다. 나는 30대 중반이었고 백수였다. 나이 차이도 크게 날뿐더러 직업도 없는 상태였기에 민망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기도 했다. 아무래도 함께 운동을 배우는 여성분이다 보니 호감이 쌓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렇듯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회식은 내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득 채워주었다.

 

 

 

 

- 계속 -


 

생각하고 자료 찾고 글 쓴 시간 : 60분
글자 수 : 공백 제외 1,216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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