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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첫 책 쓰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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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글) 3. 발악|⑤ 엄마가 이렇게 말해줬으면 좋겠어 -3
(문제발생 b)
"나의 과제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깐. 내 일에 대해서 신경 쓰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나는 엄마에게 간섭하지 말라고 늘 당부했다. 방해받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누구든 내게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나는 끈기 있게 꾸준히 해 나갈 자신이 있었다. 어떻게든 해 낼 각오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공격은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지나친 간섭은 나를 침잠해 들어가게 만들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늘 나의 과제를 침범하려 들었다.
"네가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 이미 정착해서 결혼도 하고 잘 살고 있었을 텐데."
걱정에서 나온 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엄마는 내게 일부러 미운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엄마는 나를 아낀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아냥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말은 나를 의욕 넘치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열정을 꺾어놓을 뿐이었다. 새로운 꿈을 찾아 도전한답시고 특별한 결과물 없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니 걱정할 만도 하다. 평범한 삶을 살짝 벗어난 나의 모습을 엄마는 못마땅해하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엄마의 그런 걱정과는 다르게 하루하루 만족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다. 물론 늘 좋을 수는 없었다. 그 누구라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으로 살아간다. 가끔은 날아갈 듯이 좋고, 어떤 날에는 심연 속으로 끝없이 내려앉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큰 요동 없는 지루한 하루하루가 오랫동안 반복되기도 한다. 백수도 권태감이 찾아오고, 번 아웃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백수로 사는 동안 즐겁고 평화로운 날이 더 많았다. 타인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의 기준에서는 회사를 다니던 시절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되었다. 직장인 시절보다 삶의 만족도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퇴사를 보류하고 회사를 계속해서 다니고 있었더라면, 미련과 아쉬움 속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나의 가치를 다듬는 이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고백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시도도 해 보지 않고 미련이 남는 것보다 고백하고 거절당하는 편이 낫다. 인생의 과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선은 해 보는 편이 좋다고 본다. 처참하게 실패하게 되더라도 미련이 남는 것보다는 해 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그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생각을 타인에게 주입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건 몽둥이를 들지 않은 또 다른 폭력이다.
나는 커피를 타면서 엄마에게 말했다.
"한석봉의 어머니 백인당은 떡을 팔면서 아들의 공부를 도왔다고 하더라. 어느 날 한석봉이 더 배울 것이 없다며 집으로 돌아왔지. "아니, 이놈아!"라고 야단을 칠 수도 있었지만 어머니는 불을 끄며 떡 썰기와 글씨 쓰기를 해 보자고 했지. 불을 켜고 결과물을 보니 어머니가 썬 떡은 크기가 일정하게 잘 썰려 있었고, 한석봉이 쓴 글씨는 크기가 제각각이고 비뚤 삐뚤 했어. 이 사건을 통해 한석봉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되었지. 그리고 다시 열심히 공부하게 되어 조선 최고의 명필이 되었어. 으어억!"
말하던 중에 커피를 식탁에 엎어버렸다. 어머니는 행주를 던져 주었다. 나는 엎질러진 커피를 닦으며 이어서 말했다.
- 계속 -
생각하고 자료 찾고 글 쓴 시간 : 60분
글자 수 : 공백 제외 1,222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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