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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첫 책 쓰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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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글) 4. 느낌|② 캠핑이 즐거운 이유 -3
(전개 a)
텐트를 치기 전에 우리는 캠핑 의자를 펴고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잠시 동안 각자의 시간을 갖는다. 멍하게 앉아있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한다. 급하지 않다. 최대한 여유를 부려본다. 그러면 슬슬 배가 고파온다. 이제 움직일 시간이 된 것이다. 우리는 신속하게 텐트를 치고 장비를 세팅한다. 짐을 옮기고 접이식 캠핑 테이블을 편다. 그리고 이내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자글자글 익어가는 고기를 바라보면서 술을 한 모금 마신다. 그러면서 주위 환경에 녹아든다. 고기는 익는 족족 입으로 들어간다. 고기를 먹은 이후에도 이것저것 조리해서 먹는다. 주로 고기를 구우면서 나온 기름으로 순대를 굽거나 새우를 구워 먹는다. 때로는 라면을 끓여 먹기도 한다. 그렇게 정신없이 먹다 보면 어느 순간 상당히 배가 불어온다.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잔뜩 먹은 이후에는 휴식을 취하는데, 텐트에 들어가서 잠을 청하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한두 시간 그렇게 여유롭게 있는다. 하지만 잠시 휴식을 취한다고 하여 쉽게 배가 꺼지지는 않는다. 우리는 또 먹기 위해서 캠핑장 주변을 둘러보기로 한다. 걷다 보면 배가 꺼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아무 곳에서나 모닥불을 피울 수 없다. 불을 피우는 게 가능한 캠핑장의 지정된 장소에서만 캠프파이어가 가능하다. 예전만 하더라도 바닷가에서 불을 피우는 일은 딱히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많지 않아서 딱히 단속하지도 않았고, 바닷가에 불을 지피는 일이 문제시되지도 않았다. 당시에는 화로대를 사용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캠핑지 주변에 떨어진 나무를 주어 모아서 모닥풀을 피웠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캠핑을 가면 늘 주변을 둘러보면서 길바닥이나 산 길에 떨어져 있는 나무를 주으러 다녔다. 이것은 우리의 작은 모험이었고, 보물찾기(정확히는 나무 찾기)이기도 한 캠핑의 핫 이벤트 중에 하나였다.
한 번은 나무를 줍기 위해서 캠핑지 주변에 위치한 산을 오른 적이 있었다. 우리는 1시간 넘게 산을 올라갔다. 주워서 가져갈 나무를 점찍어 두며 올랐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을 때 산을 올랐는데, 어느새 해가지고 주변이 깜깜해져 있었다. 우리는 휴대폰 플래시를 이용하여 어둠을 밝혔다. 그러던 중에 버려져 있는 썩은 통나무 4개를 발견하게 되었다. 성인 남자의 허벅지보다 굵은 통나무였다.
"이거 가져가자!"
친구 중에 덩치가 가장 큰 남자가 말했다.
"제정신이니?"
나는 덩친 큰 남자의 의견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잔가지 정도를 주우로 산을 오른 것이지 나무를 지고 내려가려고 산을 오른 것은 아니었다. 나는 노동을 할 생각이 없었다.
"오늘 캠프파이어는 이것으로 끝이다. 이것만 가져가면 된다."
덩치 큰 남자는 뻔뻔한 표정으로 우리를 설득하려 했다. 아니 강요했다. 또 다른 친구인 뚱뚱한 남자가 비웃으며 말했다.
"그것 참 잘되었군. 열심히 운동해 보도록 하여라. 나는 어두우니깐 조명을 담당하도록 하지."
뚱뚱한 남자가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덩치 큰 남자는 어떻게든 그 무거운 나무 덩어리들을 들고 내려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그는 자신 몫으로 두 개의 나무를 들고 내려갈 터이니, 나머지 두 개를 우리에게 들어달라고 명령(?)했다.
"또라이니? 니 몸뚱이랑 내 몸뚱이가 체급이 완전히 다른데, 이걸 어떻게 들고 가라는 거야? 이건 어쩔 수 없다. 내가 조명 담당을 하도록 할게"
나도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나는 마른 남자였기 때문에 덩치 큰 남자와 뚱뚱한 남자처럼 무거운 나무를 들기는 벅찼다. 하지만 덩치 큰 남자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생각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내 덩치 큰 남자는 통나무를 하나 오른쪽 어깨에 짊어졌다. 그리고 왼쪽 어깨에도 나무를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나와 뚱뚱한 남자는 함께 나무를 들었다. 둘이 들어도 무거운 무게였다. 나와 뚱뚱한 남자는 나무를 들자마자 다시 바닥에 던졌다.
"이건 들고 내려갈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리 무거운 나무를 들고 내려갔다가는 앞으로 고꾸라질 것이 뻔했다. 정말이지 위험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덩치 큰 남자는 막무가내였다. 생각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는 다른 방법을 떠올렸다.
"이 친구야. 머리를 굴려보세요. 그 무거운 걸 어떻게 들고 내려가겠다는 거야? 차라리 던지는 편이 효율적이다. 굴려서 내려가자."
"아 맞네?"
덩치 큰 남자는 통나무를 다시 내려놓았다. 우리는 내리막을 최대한 이용하여 나무를 굴렸다. 혹여 사람이라도 지나갔다면 괴기스러운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장정 2시간을 나무와 씨름했다. 산을 내려오니 온몸이 땀에 절어 있었다. 옷은 흙이 묻어 엉망이었다. 뱃속은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댔다. 우리는 바닷가에 나무를 던져 놓고, 캠핑 의자와 음식을 가지러 텐트로 향했다. 어쨌든 장작으로 쓸 나무를 들고 내려오니 기분이 좋았다. 캠프파이어를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계속 -
생각하고 자료 찾고 글 쓴 시간 : 80분
글자 수 : 공백 제외 1,822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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